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리스트 김진찬 |
사랑만으로 통역은 충분치 않다: 한일커플이 빠지는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함정
연애 초기, 한일커플은 ‘언어의 장벽’을 오히려 로맨스의 일부로 즐긴다. 서툰 한국어로 “오빠,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어설픈 일본어로 마음을 표현하는 그의 모습은 귀엽다. 번역기 앱을 돌려가며 웃음 짓고, 부족한 단어는 눈빛과 미소로 채운다. 모든 것이 통하는 것 같은 ‘초심자의 행운’이 찾아오는 시기다. 많은 커플들은 이 시기의 행복감에 취해, “우리는 언어 따위는 문제 되지 않아. 사랑하니까”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이 ‘행운’은 관계가 깊어질수록 위험한 ‘함정’으로 변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단계로 접어들 때, 대화의 주제는 “오늘 뭐 먹을까?”에서 “결혼하면 돈 관리는 어떻게 할까?”, “우리 부모님께는 어떻게 설명드리지?”와 같은 무거운 주제로 바뀐다. 바로 이 순간, 언어의 한계는 서로의 진심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된다.
예를 들어, 결혼을 앞두고 남편이 무심코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라고 말했다고 상상해보자. 한국 문화에서 이 말은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결해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는 든든한 표현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인 아내에게는,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려는 ‘권위적인’ 태도로 비칠 수 있다. 아내는 서운함을 느끼지만, 이 복잡한 뉘앙스를 제대로 설명할 단어를 찾지 못하고 침묵한다. 남편은 아내가 왜 갑자기 기분이 상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말이 안 통하니 답답하다”는 체념과 함께 두 사람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전문적인 ‘소통의 다리’가 필요한 이유다. KJ With에서는 모든 맞선 과정에 전문 통역사를 배치한다. 우리의 통역사는 단순히 단어를 기계적으로 변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양국의 문화적 배경과 언어적 뉘앙스를 모두 이해하는 ‘문화 통역사(Cultural Interpreter)’다. 아내가 예의상 하는 거절의 말 뒤에 숨겨진 진심(“사실은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당신이 부담스러울까 봐 걱정돼요”)을 남편에게 설명해주고, 남편의 투박한 표현(“나만 믿어”) 속에 담긴 따뜻한 책임감(“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을 아내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만 믿고 소통의 노력을 게을리하거나, 번역기 앱의 차가운 번역에 의존하는 커플은 결국 오해의 벽에 부딪히고 만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의 말을 끝까지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 노력을 돕는 전문적인 지원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김진찬 (한일 전문 결혼정보회사 (주)케이제이위드 대표) kjwi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