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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실에 근거 없는 “청사 폐쇄” 프레임 씌우기로 단체장 찍어내기 의구심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이재배 기자 |

 

전북 특별자치도(도지사 김관영)는 도청 폐쇄라는 사실에 근거가 전혀 없는 프레임에 억울하여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 지사의 설명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행정안전부가 밤 11시 20분 ‘청사 폐쇄 및 출입 통제’를 유선으로 지시했고, 전북도는 이를 14개 시·군에 전파했지만, 도청을 물리적으로 봉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6·3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면접을 진행하며 공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 정치권 역시 벌써부터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선거의 출발선에서 등장한 소재가 다소 낯선 말들이 난무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정책도, 비전도 아닌 ‘도청 폐쇄’ 프레임이다.

 

최근 전북에서는 김관영 전북 특별자치도 지사가 지난해 12·3 내란 당시 도청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조국 혁신당 전북도당이 불을 붙였다.

 

더 나아가 이를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특정 예비후보의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아무리 집권 여당의 공천이지만 명확하게 사실 여부를 확인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실제로 지난 24일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면접 과정에서 ‘도청 폐쇄’와 관련해 김관영 도지사에게 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공관위원장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철이면 소문은 빠르고, 프레임은 단순할수록 위력을 갖는다. ‘도청 폐쇄’라는 네 글자는 강렬하다. 그러나 정치에서 강렬함이 곧 진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당시 모든 근거와 실제로 당시 청사 출입 시스템은 2008년 이후 유지해 온 ‘오후 7시 이후 후문 출입증 인식’ 체계와 동일하게 운영됐고, 직원과 언론인의 출입 기록도 그대로 남아 있다.

 

 

만약 전면 폐쇄가 있었다면 출입 기록과 행정 처리 내역이 정상적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단순한 해명 차원을 넘어, 확인 가능한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럼에도 ‘폐쇄’라는 단어만을 떼어내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사실 규명이라기보다 정치적 압박에 가깝다.

 

더욱이 김 지사는 당시 계엄의 위법성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던 광역단체장이었다. 관련 인터뷰 자료를 공관위에 제출했다고 밝힌 점 역시 자신의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내란에 동조했다는 이미지를 덧씌우기에는 서사가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경쟁 진영 일각에서 이를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며 컷오프 가능성을 흘리는 방식은 문제를 넘어서 범죄행위다. 공천 심사는 엄정해야 한다. 그러나 엄정함은 사실 위에 설 때만 설득력을 갖는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반복 노출해 ‘의심받는 후보’로 낙인찍는 전략은 당의 신뢰를 갉아먹는 자해적 행위다.

 

전북 정치의 현실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공천 경쟁은 사실상의 선거다. 이 과정이 왜곡과 프레임 싸움으로 얼룩진다면 본선은 시작도 하기 전에 정당성에 상처를 입는다.

 

12·3 내란은 이미 1심에서 윤석열에게 무기징역형이 선고됐으며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평가는 엄중해야 한다. 그러나 그 엄중함을 특정 후보를 겨냥한 정치적 도구로 소비하는 순간, 사건의 무게 또한 가벼워진다.

 

지금 전북이 마주한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전주·완주 통합, 산업 구조 전환,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 등 구조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솔직히 도정의 연속성과 위기 대응 능력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해도 모자랄 시간이다. 오는 27일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동안 희망 고문으로 일관했던 새만금에 향후 5년간 10조 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정부와 체결한다고 한다.

 

즉, 전북 대전환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도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도 모자랄 판에,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던 사안을 다시 소환해 ‘컷오프’를 운운하며 도민 정서를 부추기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조국 혁신당 전북도당은 지난 12일 전북지사와 도내 기초자치단체장 8명을 내란 동조 및 직무 유기 혐의로 2차 종합특검에 고발하겠다고 공표했으나 아직 늦지 않았다. 고발을 취소하고, 내일의 비전을 위한 정책선거 분위기 조성에 나서주기를 바란다. 김 지사와 경쟁하는 타 예비후보들 또한 공정한 선거전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선거는 무한 경쟁이다. 그러나 경쟁은 왜곡이 아니라 검증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록으로 확인 가능한 사안을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부풀리는 정치가 반복된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지역과 유권자다.

 

유권자의 의식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자극적 구호와 단순한 프레임이 언제나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누가 더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사실에 근거해 책임 있게 말하느냐가 평가 기준이다.

 

‘도청 폐쇄 지시’가 실체 없는 주장이라면, 그 위에 세워진 컷오프설 또한 오래 버티기 어렵다. 선거는 소문이 아니라 사실로 치러져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민주주의 꽃이다.

 

진정으로 집권, 여당으로서 성숙된 선거와 더불어 최 일선에서 이재명 정부가 탄생하기까지 어려움을 감내하고 함께 단체장을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프레임으로 찍어내기를 시도한다면 집권, 여당에 미치는 영향력은 고스란히 집권, 여당의 묶으러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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