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이 낮은 소상공인을 위한 '비즈 플러스 카드' 신청이 지난 14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신청률은 7%대로 저조하다.
같은 날 개시된 '부담경감 크레딧' 신청률이 70%에 육박하는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비즈 플러스 카드 발급을 위한 보증 접수 건수는 총 5431건이다. 중기부가 밝힌 지원 규모인 7만명의 7.75%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담경감 크레딧 사업은 지원 대상자 331만1000명 중 215만명(69.1%)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기부의 지원 3종 세트(비즈 플러스 카드, 부담경감 크레딧, 배달·택배비 지원) 중 하나인 비즈 플러스 카드는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 개인 평점이 595~839점인 중·저신용 소상공인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는 사업이다.
한도는 최대 1000만원으로 시중 카드보다 2배 가량 높고 6개월 무이자, 캐시백, 연회비·보증료 면제 혜택 등이 제공된다.
지급 절차는 총 2단계로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보증 신청을 한 후 승인을 받으면 기업은행에 카드 발급을 신청하는 식이다.
중기부가 자금 경색에 시달리는 소상공인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지만 정작 현장에선 지원 조건이 다소 엄격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요구하는 개인 평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회생 절차를 밟았거나 새출발기금을 받은 소상공인은 발급이 힘들다.
기업은행에서 채무 조정 중인 소상공인도 지원받기 어렵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신용불량자도 아니고 연체도 하지 않았지만 신용 점수가 300~400점인 경우도 있다"며 "연체 이력이 없는 소상공인이 일정 기간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경우는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비슷한 사업을 진행 중인 점도 낮은 신청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기도는 지난 1월 소상공인 운영비에 쓸 수 있는 신용카드인 '경기 소상공인 힘내고(GO) 카드'를 출시했다.
힘내고 카드를 받으면 최대한도 500만원 내에서 자재비, 공과금 등에 사용 가능하다.
실제로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비즈 플러스 카드 발급을 문의하면 "전산망 미비로 해당 카드 발급이 어렵고 대신 힘내고 카드를 신청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부산에선 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3무 희망잇기 신용카드'와 '3무 희망잇기 마이너스대출'을 시행 중이다.
또 비즈 플러스 카드의 낮은 접근성도 언급된다.
부담경감 크레딧은 9개 카드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지만 비즈 플러스 카드 제휴 금융기관은 기업은행뿐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기본적으로 보증 상품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90%, 은행에서 10%를 책임지는 구조"라며 "은행과 카드사를 겸업하고 있는 금융기관 중 기업은행이 긍정적 의사를 보여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